강명희 소설집 을 읽다 - 고경숙강명희 작가의 다섯 번째 소설집 을 반갑게 읽었다. 이 작가의 소설엔 늘 삶으로 충만한 땀 냄새가 있다. 한세상 살며 아등바등하다가 저도 모르게 대열을 이탈해 버린 슬픈 군상들이 넘나든다. 그 모든 세태를 감싸 안는 여운 짙은 서사도 매력적이다. 요즘 예술작품에 유행처럼 번지는 환상, 가상, 공상에 동원되는 아리송한 은유와는 거리가 멀다. 가공미인이 판치는 바람에 점점 자연미인이 드물어진 세상이지만 문학에서만은 흙냄새 나는 이런 소설들이 간절해지는데, 이번에도 기대를 빗나가지 않았다. 이 작품집에서 개작을 시도한 은 2003년 한라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강 작가가 지닌 문학의식의 뿌리를 보여준 대목이라 관심을 끈다. 작가의 젊은 시절 제주도 거주 체험을 살린 절묘한 자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