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바늘처럼 강하게 내리쪼이는 날
애들을 데리고 강화 전등사 맞은 편에 계신 아버지께 갔다.
아버지는 살아 생전에 기를 쓰시며 열심히사셨다.
자식들도 나름 기를 쓰며 살았지만 아버지 눈에는 맘에 차지 않아 늘 못마땅해 하셨다.
그래선지 지금도 아버지 앞에 서면 부끄럽고 또 죄송하다.
하지만 말년에는 그저 평범하게 살고 있는 자식들에게 만족해하셨다.
너그러운 모습으로 가신 아버지가 고맙다.
아버지는 퇴직을 하신 후 흙에 묻혀 농사를 지으셨다.
지금 나를 비롯한 자식들 모두는 텃밭을 가꾸며 살고 있다.
아버지가 가신지 12년,
어느 날 문득 보니 우리가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