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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인해
조선오이
2019. 7. 9. 17:24
폭염은 인간만이 고통스러운 것이 아니다. 땡볕에서 무더위를 견뎌내야하는 동물과 식물은 더 고통스러울 것이다.
6월 중순 밭에나갔더니 벌레들이 극성이고 무엇보다 진딧물이 밭을 시커멓게 뒤덮고 있었다. 고추 오이 참외 수박 심지어는 잡초들까지 비실대며 진딧물에 몸살을 앓고 있었다. 이웃들은 진딧물 약을 주어 야채들이 깨끗하게 자랐지만 우리 야채밭은 점점 더 시커멓게 되어 갔다.
작년 농사는 고라니와 함께 했는데 그건 진딧물에 비하면 양호했다. 올 농사는 이렇게 망치나 했다.
그런데 이번 주 밭에 나가보니 시커멓던 고추꽃이 하얗게 새로 피었다. 죽어가던 오이도 호박도 참외도 새순을 뻗고 열매를 열고 있었다. 웬일인가 자세히 들여다보니까 진딧물이 없어졌다.
남편은 미생물을 주어 진딧물이 없어졌다고 생각하지만 내 생각은 폭염으로 진딧물이 사라진 거라 생각한다. 밭 가장자리에 있는 잡초들에게 까지도 진딧물이 사라졌다.
폭염이 이렇게 고마울 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