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송도 바닷가에서

조선오이 2017. 12. 3. 05:01

 

 

 

 

 

 

인천에서 여고 송년회가 있던 날 나는 시간보다 일찍 송도에 도착해 바다를 둘러보았다. 여행이란 것이 거의 없던 시절 송도는 내 십대의 많은 추억이 서렸던 곳이다.

인천은 내가 살던 시골을 떠나 만난 첫 도시였다.

고교평준화 직전 동계진학이라는 이름으로 중학교 학생들이 입시도 없이 그대로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다. 그리고 불과 한 반 정도 타교생을 뽑았다. 김포에서 나는 그 타교생으로 여고에 입학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함께 해 중학교 고등학교를 진학한 친구들이었다. 그들 틈에서 시골에서 온 타교생이 느꼈던 낯설고 두꺼운 벽은 몇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다.

송도로의 첫 소풍 때 보았던 바다는 내가 본 최초의 바다였다.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고 그 친구들 속에 끼어 가끔 송도에 놀러 갔었다. 지금도 만나는 여고 친구들은 그때 함께 송도에 갔던 친구들이다.

그때 내가 처음 보았던 그 바다는 매립이 되고 지금은 국제 신도시가 되었다.

그렇게 스치듯 잠시 인천에 살았다. 지금도 인천에 가면 십 대로의 시간 여행이다. 몸은 육십이 훌쩍 넘어 있지만 여고 동창들을 만나면 십대로 돌아간다. 이른 봄 튀어나오는 나오는 새싹들처럼 신선하고 아름다웠던 십대의 시간들.

나는 아직도 그 인천이 그립다.

그 시절이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