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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전국립수사연구원장 정희선저

조선오이 2015. 6. 20. 13:24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사람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을 지낸 작가가 재직시절 국과수에서 밝혀낸 굵직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쓴 글들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던 사건들의 진실을 국과수가 한 몫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러한 사건들을 중심으로 그 뒤에 숨겨진 비화들을 흥미진지하게 써내려 갔다.

먼저 작가의 경력을 보면 여자의 몸으로 그 험하기로 소문난 그 일을 어렵지 않게 해 냈다는 것이 경이롭다. 국과수 직원 100명 중 여성이 3명인 상태에서 최고의 자리인 초대 원장에 올랐다는 그의 위치가 그것을 말해 준다.

미지의 물질을 밝혀내는 것만으로도 과학자로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데, 그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범인을 검거하고 유죄 무죄를 입증하여, 사회 치안 유지에 힘을 보탤 수 있는 것에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이 책은 국과수 초대 원장이던 작가가 34년간 근무하던 국과수 연구원을 떠나며 그가 재직중 직접 관여한 사건들을 모은 것이다.  더 밝은 세상이 되기를 꿈꾸며 사건의 전모를 밝히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는 국과수 직원들의 집념을 담아냈다. 

<오랜 시간을 투자하여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해결한 사건들을 돌아켜 다시  글로 풀어 쓰는 것은 선진국에서도 깜짝 놀랄만큼 크게 성장한 한국의 과학 수사 분야를 알리고 역경을 함께 하는 연구원들의 노고를 기리고 싶은>작가의 마음이 들어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국과수 직원들의 열정과 정성이 가득 담긴 책이다.

책장을 넘기면 <듀수 김성재 사망 사건>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 <강호순 연쇄살인 사건> <청산가리 살인사건> <김길태 성폭해범 사건>등 우리 뇌리에 강하게 남아있던 사건들 속에 숨은 비화들이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우리가 티브이 뉴스를 시청하며 국과수가 사건의 실마리를 제공해 해결해 나가는 것을 보며 놀라던 그때 그일들을 상세히 서술하고 있다.  서래마을 영아사건은 콧대 높은 프랑스에서 조차 과연 그렇게 빠른 시기에 그렇게 정황하게 수사해 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다고 했다. 우리의 과학적 수사를 세계에 알린 계기가 된 사건이다.

완전범죄에 묻힐 뻔한 강호순사건 역시 모기 눈물만한 혈흔으로 밝혀낸 개가였다.  세계적으로 성장한 과학수사 기술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죽은 사람도 말을 한다. 우린 그걸 들어줘야 한다.

진실을 밝혀서 사망자의 권리를 찾아준다.

이것은 결국 인권과 인간의 존엄에 관한 이야기다"

 

이것이 국과수 연구원들과 이 책의 지은이 사명이다. 보이지 않는 진실을 보는 국과수 연구원들의 사명이다. 0.1%의 가능성과 100%의 열정으로 진실을 밝혀내는 과학의 힘이다.

 

끝으로 여자의 몸으로 우리나라 범죄 과학수사를 세계적인 수준으로 한단계 끌어올린 정희선 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원장의  34년간의 노고를 치하한다. 원장과 연구원들이 없었다면 강호순이는 아직도 살인을 하고 있고 김길태는 아직도 성폭행을 하고 있을 것이다. 진실을 밝혀 죽은 자의 인권을 찾아주고자 했던 원장 이하 그들에게 감사한다. 그분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열정이 있어 우리 사회가 좀 더 밝아지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