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제자들에게 쓴 편지
스승의 날에 제자들에게
이번 스승의 날 제자들 마련해준 자리는 교직생활이 짧은 나에게는 감동이었습니다. 교사로서 제자들에게 해준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선생님 소리를 들으니 부끄럽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습니다.
충청도와 경기도의 접경지인 오지에서 모내는 날에는 학교에 보내지 않는 학부형들이 태반인 그 시골 산골짝에서 너무나 잘 자라준 제자들이 자랑스러워 아무나 붙들고 막 자랑하고 싶었습니다.
삼십 육년 전이지요 내가 우리 자랑스러운 제자들을 만난 것이요. 내가 그곳을 떠나 아주 오래도록 힘들었습니다. 빡빡 머리 학생들만 보면 그 시골로 뛰어 내려가고 싶었습니다. 그 마음을 달래려고 근처 학교에 나가보기도 했지만 그럴 수록 두고온 제자들이 더욱 더 생각나더라구요. 그때부터 경남중학교는 내게 영원한 첫사랑이자 짝사랑이 되었습니다 .
비록 내가 제자들에게 해준 것은 없지만 누구보다도 경남을,그때 그 제자들을 사랑하고 있습니다.
세화를 통해서 제자들을 찾을 때도 그랬고 소식이 끊긴 제자들을 다시 찾을 때도 그랬습니다. 그대들이 있어 내 인생이 덜 삭막합니다 그러니 이렇게 스승의 날에 스승이 제자에게 감사의 글을 씁니다
그대들이여 잘 자라주어 감사합니다.
그대들을 가르칠 때 국어시간에 그대들은 미래의 이 나라의 동량이란 말을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제 그대들은 동량이 되었습니다
도시에 새물을 공급하고 새바람을 일으키는 사람은 도시에서 나서 자란 사람들이 아닙니다 흙에서 나서 자란 사람만이 그 일을 할 수 있습니다
지금 이 나라에 동량이 된 제자들이여! 이 나라에 새물을 넣어주고 새바람을 일으켜줄 수 있는 사람은 그대들이란 것을 명심하세요 그대들 앞날은 앞으로도 창창합니다
같은 고장에서 태어나 자란 그대들은 삭막한 도시 사람이 갖지 못한 것을 가졌습니다 그것은 천금으로도 살 수 없는 것이지요 형제처럼 자매처럼 지내는 그대들이 너무나 보기 좋았습니다
나의 제자들이여!
인생의 열매는 오십입니다
오십을 막 출발한 그대들이 큰 열매를 수확할 수 있도록 그대들 앞날에 행운과 축복이 함께 하길 바랍니다
2015년 5월 15일 스승의 날에 제자들에게 카톡으로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