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오이 2008. 7. 26. 23:14
웃음꽃


저 누군지 아세요?

누구에요?
대답대신
엄마 얼굴엔 웃음꽃이 핀다.
두 눈에서 벌어지는
연등 꽃잎 주름.
한때는 목숨만큼 소중했던 사람인데 정말 누구더라?
쑥스러운 지
다시 웃음꽃이 번진다.

오줌 눌래요?
눴어.
언제
지금.
꿀벌이 달콤한 꿀을 물고 들락거리고
영근 씨를 떨구어 내던 엄마의 꽃방은
기저귀 속에 갖혀 있다가 무방비로 드러난다.
챙피한 지
웃음꽃이 핀다.

밥 안 주냐?
먹었잖아요.
언제?
지금.
서리맞은 호박 덩쿨처럼 사그러진 욕망의 밭에
마지막까지 살아남아 더 강렬한 건 식탐.
분가루 일어나는 알감자를 물고
만족스러운 지
또 웃음꽃을 피어낸다.